아주 먼 옛날, 초록빛 이끼로 뒤덮인 바위 아래에 '몽글'이라는 이름의 작은 달팽이가 살고 있었어요. 몽글이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동물이었지만, 누구보다 섬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죠. 몽글이는 늘 뾰족한 더듬이로 주변을 탐색하며 아주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았답니다.
어느 비 오는 날, 몽글이는 바위 틈새에서 조그만 아기 새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아기 새는 둥지에서 떨어져 온몸이 젖은 채 벌벌 떨고 있었죠. "짹짹... 엄마..." 아기 새는 너무 작고 약해 보였어요. 몽글이는 아기 새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워낙 느린 몸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보였어요. 몽글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촉촉한 점액을 떠올렸어요.
몽글이는 아기 새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어요. 그리고 자신의 몸을 웅크려 아기 새의 작은 몸을 살짝 덮어주었죠. 몽글이의 촉촉한 점액은 아기 새의 젖은 깃털에 스며들어 작은 방수막이 되어주었어요. 비바람이 점점 거세졌지만, 아기 새는 몽글이의 작은 지붕 아래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어요.
얼마 후, 비가 그치고 따스한 햇살이 비쳤어요. 몽글이는 조용히 몸을 움직여 아기 새에게서 떨어졌죠. 아기 새는 몸을 털며 힘없이 날아오르려 애썼어요. 그때 몽글이는 바위틈으로 기어가 싱싱한 나뭇잎 한 장을 조심스럽게 물고 왔어요. 그리고 나뭇잎 위에는 투명하고 반짝이는 작은 물방울이 맺혀 있었죠. 몽글이는 그 물방울을 아기 새에게 건넸어요. 목이 말랐던 아기 새는 그 물방울을 쪼아 마셨고, 작은 날개에 다시 힘이 돋는 것을 느꼈어요.
그 순간, 아기 새의 엄마가 둥지에서 아기 새를 찾아 날아왔어요. 엄마 새는 젖었던 아기 새의 깃털이 거의 말라있고, 생기까지 되찾은 모습에 깜짝 놀랐죠. 엄마 새는 몽글이에게 다가와 고마움을 전했어요. "작은 달팽이 친구 덕분에 우리 아기가 무사할 수 있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몽글이는 씨익 웃으며 다시 느릿느릿 바위 아래로 돌아갔어요. 몽글이는 자신이 특별한 일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저 자신이 가진 작고 특별한 것을 조금 나누어 주었을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작은 행동이 아기 새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이었답니다. 몽글이의 촉촉한 점액은 비바람을 막아주는 지붕이 되었고, 작은 물방울은 생명을 살리는 샘물이 되었으니까요. 몽글이는 그날 이후로도 숲 속을 느릿느릿 걸으며, 때로는 목마른 꽃잎에 물방울을 남겨주고, 때로는 지친 벌레들에게 잠시 쉴 수 있는 촉촉한 길을 만들어주었답니다.
느리다고 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건 아니에요. 가진 것이 작다고 해서 나눌 수 없는 것도 아니죠. 작은 달팽이 몽글이처럼, 우리가 가진 작은 특별함으로도 세상에 따뜻하고 소중한 선물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우리 주변의 작은 존재들에게 귀 기울이고, 나눌 수 있는 것을 베푸는 것, 그것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랍니다.
"원작:[헬시라이프365], 2025년 5월 30일
카테고리: 정신건강 / 본 이야기는 제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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